배우 김희정 회장님네 사람들 양촌리 방문 15년 무명 설움 사랑과전쟁 출연 무시

배우 김희정이 과거를 떠올리며 눈물을 쏟았습니다. 29일 오후 방송된 tvN STORY 예능 프로그램 '회장님네 사람들'에서는 배우 이종원, 김희정, 이정용 등이 양촌리를 방문한 모습이 그려졌습니다.

김희정은 "대학 시절 별명이 육공케이지였다"며 "60kg이 넘으면 퉁퉁해졌다"고 회상했습니다. 김희정과 중앙대 연극영화과 선후배 사이인 임호는 "대학 시절에는 지금과 많이 다른 느낌이었다. 살집이 좀 있었다"고 말했습니다.

김희정은 철저하게 다이어트를 한다며 "데뷔 후 어느 날 회식을 했는데, 감독님이 날 툭 치더니 '넌 꿈도 없냐?'고 물으셨다. 당시 여배우의 기준이 날씬해야 한다는 것이 있었기 때문에 그 말을 듣고 다이어트를 결심하게 됐다. 지금은 인생 최저 몸무게인 40kg대 중반"이라고 밝혔습니다.

김희정은 1991년 SBS 1기 공채 탤런트로 데뷔했지만, 10년 넘게 오랜 무명 시절을 겪었습니다. 그러다 KBS2 '사랑과 전쟁'에 출연하면서 조금씩 얼굴을 알리기 시작했습니다.

김희정은 "'사랑과 전쟁'을 보면서 '난 저런 것도 안 붙나?' 싶었다. '나도 저기 나갔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는데, 어느 날 섭외가 들어왔다"며 "불륜녀보다는 조강지처 역할을 많이 맡았다. 불륜녀는 주인공을 할 수 없기 때문에 법정에 나가야 해서다. 나는 나름 조강지처 역할을 했는데, 항상 불륜 이미지가 따라다녔다"고 억울함을 토로했습니다.

당시 '사랑과 전쟁'은 교양국에서 제작한 비드라마로 분류되어 배우들이 출연을 꺼렸다고 합니다. 김희정은 "10년 열심히 하면 배우도 승진하는 줄 알았다. 나이가 들면서 중견 배우가 되고, 뭔가 올라가는 줄 알았다. 그런데 방송국에서 10년 일해도 달라지는 게 없더라. 단역으로 쉬질 않았는데, 항상 갈증이 있었다. 결국에는 고정을 맡을 수 없었다. '이게 열심히 한다고 해서 올라갈 수 있는 곳이 아니구나'라고 느꼈다"고 고백했습니다.

이어 "내 선택이 아니라 누군가 날 불러주지 않으면 이 일을 못하겠구나 마음을 먹으니까 당당해졌다. 그때 KBS '사랑과 전쟁'에 내 또래가 많이 나왔는데, 당시 '희정아 너 배고프니? 그걸 왜 해?'라는 시선이 많았다. 굉장히 고민하고 딜레마에 빠졌다"고 털어놓았습니다.

김희정은 "난 여기서 일하는 게 행복한데 사람들이 왜 무시하지? 내가 잘못한 건가?"라며 선배들에게 조언을 구했고, 어떤 선배님은 "뭘 하더라도 네 영혼을 담아서 하라"고 했지만, "쟤는 아직도 저걸하니?"라는 반응도 있었다며 눈물을 흘렸습니다.

김희정은 그 시기에 문영남 작가를 만나게 되었습니다. "그 프로그램을 통해 문영남 작가님의 '소문난 칠공주'에 캐스팅됐다. 연습 날 선생님이 '연기 잘 봤어요. 잘 보고 있어요. 김희정이란 이름을 알아내려고 '사랑과 전쟁' 자막 올라가는 것까지 보고 이름을 알아냈다'고 하셨다. 그 말을 듣고 깜짝 놀랐다. 그 덕분에 선생님과의 인연이 시작됐다"고 당시를 회상했습니다.

김희정은 2006년 KBS2 '소문난 칠공주'를 비롯해 '조강지처 클럽', '수상한 삼형제', '왕가네 식구들' 등 문영남 작가의 작품에 출연하며 무명 시절을 탈출했습니다. "내가 '사랑과 전쟁'을 안 했다면 선생님이 날 발견하지 못했고, 그 인연이 없었을 것이며, 지금의 내가 없었을 것"이라며 "그동안 그 일을 하며 행복했고, 우리 엄마도 내가 많이 나와서 좋아하셨다"며 눈물을 닦았습니다.

김희정은 "벌써 20년 전인데 지금도 조심스럽게 얘기하거나 '사랑과 전쟁' 너무 잘 봤다고 말하는 분이 있다. '드라마 그렇게 많이 했는데 계속 불륜녀야' 생각할 때가 있다"고 고충을 털어놨습니다. 이에 이종원은 "난 지금도 의자 얘기를 한다", 김혜정은 "난 지금도 복길 엄마다", 임호는 "나도 30년째 왕이다. 안 한 지 얼마나 오래됐는데"라며 웃음을 자아냈습니다.